한국에서 독일로 건너 올떄 모든 카메라 장비를 두고 하이엔드 카메라 하나만 들고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DSLR도 그립지만은 특히나 필카가 더욱 그립더라구요.
더더구나 레트로 열풍과 필름카메라 생상중단이 맞물리면서 더욱 쉽게 구하기가 어렵다 보니, 뭔가 이유없이 필름카메라가 더욱 그리워지기도 했습니다.
이미 한국에 있는 카메라를 두고 새로 카메라를 구입하기도 좀 그렇고.. 해서.. 제가 생각해낸 방법은 바로 즉석 카메라! 를 구입해보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웬걸? 즉석 카메라는 더더욱 구하기 어려웠습니다. ㅎㅎㅎ
그러다가 발견한 코닥에사 발매한 귀여운 i9이라는 카메라를 알게 되었어요.
필름은 당시 베를린 전역에 품절이고, 흑백 필름만 구할 수 있었지만, 매일매일 사이트를 들여다 보다 보니 어렵게 몇롤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구입한 저의 첫 카메라 필름 스캐너! :)
스캐너도 처음에는 고가로 알아 보다가, 혹시나 한국으로 귀국하게 되거나 이사하게 되거나 이런저런 경우의 수를 고려 하다보니 작은것으로 알아 보게 되었습니다. 중국산 스캐너의 경우에 5만원 정도면 구할수 있는것 같은데 저는 코닥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하고자 약 14만원(99유로)를 지불하였는데요, 결론 적으로는 그냥 중국산을 구매할걸 그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기는 합니다.
아무튼 저의 첫 필름 스캔 후기를 적어보려 합니다.
일단 베를린은 여름을 제외하고는 날씨가 거의 흐리고 어둡기 떄문에 필름카메라를 사용하기 어려운 환경이에요. 거기다가 실내도 한국에 비하면 매우 어둡게 하고 있기 때문에 실내에서 찍는 사진은 후레쉬를 안터뜨리면 거의 아무것도 나오지 않을것이고, 그렇다고 후레쉬를 터뜨린 사진에는 호불호가 있는 편이라는것이.. 문제점 입니다.
컬러 필름 자체가 그냥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나마 구할 수 있었던 필름이 코닥 컬러200이었고 특별히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지금 받아보니, 아주 맑고 쨍한 날에 촬영한 사진만 정상적으로 나온것 같습니다.
필름카메라 현상은 한국에서 처럼 사진관에서도 할 수 있지만, 이곳 독일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아날로그적으로 살고 있기 떄문에 필름 현상도 심지어 슈퍼마켓(편의점)에서 할 수 있습니다.
더더구나 이 슈퍼마켓의 사진 코너는 무인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저는 DM이라는 곳을 이용하였습니다.
사진 코너에 가서 간단히 요청사항을 작성하고 봉투에 필름을 넣어서 지정장소에 보관하면 끝!
인화되어 저에게 오는데까지는 약 일주일이 걸렸고, 다행히 진행사항은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후기보면 한국분들 필름 왔나 안왔나 계속 마트에 방문하시던데 그럴필요 없으세요^^;;)
비용은 현상+인화(종이사진으로 받는 것)까지 해서 총 3유로 들었고, 한화로는 1400원 기준에 4200원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관련글] 독일 DM(데엠)에서 필름 카메라 현상/인화/스캔 하는 방법 총정리 - https://germanylab.tistory.com/213
필름 스캐너를 처음 써보았습니다. 필름을 넣고 전원을 켜서 화면으로 보는것은 재미있는 작업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살때에 비하면 독일생활은 정말 시간이 남아 돌고 여유가 넘쳐납니다. 첫번째는 회사 일을 적게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고, 두번째는 슬프게도 한국에 비하면 즐길거리가 별로 없습니다. 예를들면, 평일 저녁에는 모든 상점들이 한국에 비하면 정말 이른시간에 문을 닫기 떄문에, 저녁에 사람들이 밖에 잘 나가지 않고, 따라서 약속도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일요일은 쉬는날이기때문에, 미용실 등등의 거의 모든 가게가 쉽니다. 그래서 일요일에는 쇼핑도 안하고, 가족들과 집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냅니다.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에 익숙해지다보니,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고, 따라서 한국에서라면 택배로 보내고 받고 끝냈을 필름 스캔도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필름을 하나씩 스캔하는 작업은 처음에는 고된 노동 같이 느껴졌는데, 사진을 한장씩 들여다보면서 스캔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그 때의 좋았던-(사진은 주로 여행하거나 산책할때, 좋을때 촬영 되니까요 :) )기억들이 하나 둘씩 떠오르고, 스캔하는 과정이 마치 악기를 연주하듯 하나의 과정을 즐기는 작업으로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쉽지가 않았던것이 바로 수평맞추기와 먼지 였는데요, 사실 수평은 대략은 맞춰지긴 해서 아무렇게 해도 크게 거슬릴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여전히 제가 어떻게 필름을 움직이냐에 따라 아주 미세한 각도의 틀어짐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신경이 쓰였습니다.
그리고 정말 전문가에게 스캔을 맡겨야 하나 라고 심각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바로 먼지였습니다. 지금 위에보이는 츠빙거 궁전의 사진에는 눈에 띄는 먼지가..없지만,,, 이라고 적으려고 했지만 왼쪽 위 구름 부분에 하얀 점 보이시나요? 이 사진은 양호한 편이고 그 위의 사진에 보면 정말 대왕 큰 먼지(흰 점)들이 하늘에 둥둥 떠다니는것을 볼 수 있습니다.
스캐너에 먼지제거스틱이 부속품으로 들어있는 이유가 왜인가 했더니, 이렇게 스캔 당시에 스크린에 잘 보여지지 않던 먼지들이 막상 스캔을 다 하고 나니 발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먼지 없이 다시 스캔하고 싶으면 스캐너를 또 꺼내고 메모리 칩을 꽂고 필름도 꺼내서 다시 스캔을 해야하는 매우 번거로운 작업이 수반됩니다. 정말 특~~별히 중요한 사진이 아니라면, 다시 스캔 하지는 않을것 같습니다. 솔직히…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필름 스캐너를 산것이 뿌듯하고 다른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비록 현상은 맡겼지만, 스캔까지 제가 직접 한 사진은 뭔가 제가 사진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진 느낌이 들거든요! 굉장히 뿌듯한 느낌입니다.
그리고 앞서 얘기한것 처럼 스캔하는 과정 자체는 즐거웠습니다. 다만 결과에서 실망이 있었을 뿐.. 스캔을 많이 하다보면 먼지 같은 부분도 노하우가 쌓여서 좀 더 나아질까요..?
비용적으로만 따지자면 스캐너를 구입하는데 100유로 정도가 들었고 한번 스캔하는데는 5유로 정도 지불해야 되니까 20롤 정도 하면 스캐너 자체가격의 본전은 찾을 수 있지만, 거기에 들어간 시간과 노동을 생각하면 단순 가격으로만 환산할 수는 없습니다.
[관련 글] 독일에서 필름카메라 사용하기 - 유지 비용이 얼마나 들까? - https://germanylab.tistory.com/189
하지만 스캔하는 과정을 통해서 재미와 의미를 찾았다면 그것은 더욱 가치있는 일이라고 볼수 있는 측면도 감안해야 할것 같습니다.
저의 결론은,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시는 분들은 필름 스캐너를 하나쯤 집에 소장하시고 직접 해보시면 나름의 재미가 있을것이라 사료되어 강추! 입니다만, 인물사진이 많은 필름이나 정말 소중한 순간들이 많아서 디지털로 잘 보관해야 하는 필름이 있다면 현상할때 무조건 스캔도 맡기실것을 강력 추천 드립니다.
이상으로, 필름 카메라 스캐너 사용 후기 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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